[스크랩] 머나먼 길! 운문령에서 지경고개까지... 첫 번째
낙동정맥 제17구간 [운문령 => 지경고개]
언 제 : 2006년 10월 03일 05:00 ~ 17:35
누 가 : 인동초, 마빡
코 스 : 운문령 => 상운산 => 쌀바위 => 가지산 => 석남고개 => 능동산 =>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산 => 간월재 => 신불산 => 신불재 => 영취산 => 지경고개
05:00 운문령
06:58 쌀바위
07:33 가지산 정상
08:50 석남고개
09:48 능동산
10:10 배내고개
10:59 배내봉
12:16 간월산 정상
12:48 간월재
13:28 신불산 정상
13:53 신불재
15:15 영취산
17:45 지경고개
산행거리 : 25.5Km(사람과 산지 참조)
소요시간 : 12시간45분(중식 및 휴식시간, 사진촬영시간, 알바 20분 ^^* 포함)
지형도 :
(산행기)
2006년 10월 3일 하늘이 열린 개천절 우리는 운문령으로 차를 몰아 간다.
오늘은 황남 후배이자 원혁이 친구가 운문령까지 우리를 실어준다. 고맙구로....
올 때는 어떡하지? 사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운문령까지 차량을 회수하러
가기가 곤란했다. 그래서 목적지인 지경고개에서는 택시를 이용하여 언양터미널까지
가기로 하고...
당고개를 넘어 서자 안개가 자욱했다. 혹! 가지산에서 안개가 많이 낀 것은 아니겠지?
안개가 심하면 길을 잃어 버릴 수도 있기에 약간은 걱정이 되었다.
새벽 4시 55분에 운문령에 도착!
그곳에는 안개가 없었다. 다행이다....................................
우리는 약간의 준비를 하고 가지산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긴다.
사실 새벽 4시에 산에 오르려 했지만 새벽에 태워준 친구 때문에 한 시간 늦게
산을 오르게 되었다. 태워주는 것도 고마운데 어찌 꼭두 새벽에 나오라 할 수 있겠노...
05:00 가지산 정상을 향하여....
가지산 정상을 향하는 길 초반은 임도를 따른다. 그러다가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05:23
이곳에서 계속 임도를 따라 가도 정상으로 갈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귀바위와 상운산은 갈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이곳에서 능선에 올라 붙는다.
능선을 조금 오르니 한국통신 송신탑(?)이 있는 임도를 만나게 되고...
임도를 가로 질러 다시 숲으로 들어 간다.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는 시간상 무리가 있어 우리는 귀바위에서 일출을 보기로 하고 부지런히
올라 간다. 귀바위에 올라 서니 이미 동쪽 하늘은 붉게 물들고 있었다. 06:00
일출을 기다리는 마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아무튼 설레는 맘 진정시키느라 혼났다.
아~~ 드디어 해가 떠오른다.
이렇게 멋진 일출은 정말 처음인것 같다. 동그랗게 선명하게 해가 떠오르는데....
산상의 새벽은 고요했다.
잠시 시선을 한바퀴 돌리니 내 맘도 평화로워 지는데...
후배님은 아직도 사진 찍느라 정신 없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먼데 여기서 시간(40분)을 너무 많이 보내 버렸다.
다시 가지산 정상을 향하여 부지런히 걸어 간다.
귀바위에서 출발하여 상운산을 지나 30여분을 걸어 가니 쌀바위가 보인다.
쌀바위! 미암(米岩)의 전설이 있는 곳.
상북면 청년회에서 적어 놓은 전설을 읽어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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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이 바위 아래에서 한 스님이 수도를 하고 있었다.
스님은 먹을 양식을 산 아래 마을에서 탁발(시주)하였는데,
수도에 정진하다 보니 늘 마을에 내려가는 시간을 아까워했다.
그런데 어느 날, 스님이 새벽기도를 하러 갔다가 바위틈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
거기에는 한 끼의 하얀 쌀이 있었던 것이다.
스님은 한편으로 이상하게 여기며 그 쌀로 밥을 지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자신도 먹었다.
더더욱 이상한 것은 쌀은 그 다음날도 계속하여 같은 자리에 같은 양만큼 놓여 있었다.
그제서야 스님은 자기의 지극정성을 가상히 여긴 부처님께서 탁발(시주)을 면하게 해 주신
것이라 생각하며 더욱더 수도에 정진하였다.
그러나 어느 해 마을에 큰 흉년이 들었다.
마을사람들은 동네로 시주를 오지 않는 스님을 이상히 여겨 수도하는 스님을 찾았고,
이 때 스님께서 바위에서 쌀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마을 사람들은 스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쌀을 얻고자 바위틈을 쑤셨다.
하지만 바위틈에서는 더 이상 쌀은 나오지 않았고 마른 하늘에 천둥번개가 치면서
물줄기만 뚝뚝 떨어지고 말았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크게 뉘우치고 부처님께 사죄하였지만 쌀은 온데 간데 없고
그 이후로는 바위틈에서 물만 흘러 나와 사람들은 이 때부터 이 바위를 쌀바위라 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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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쌀바위에서 잠시 휴식한 후 다시 정상으로 오른다.
쌀바위에서 가지산 가는 도중에 능선분기봉인 헬기장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우리는 가지 북릉을 한 번 쳐다 봤다.
가.지.북.릉...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헬기장]
마음은 바쁘고 주변 경치는 자꾸 발걸음을 붙잡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운무가 너무 멋지다.
이제 가지산 정상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워 지고...
키 큰 사람들이 바위위에 올라 서 있는 모습은 멋있다.
오늘 우리 후배님도 한 폼 하는데....
정상에서 가까운 곳에는 이미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었다.
드디어 가지산 정상이다. 07:33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렸다.
정상석 너머로 보이는 운무가 또 다시 내카메라를 꺼내게 만든다.
아무리 봐도 실증이 나지 않는 풍경들이다.
이 맛에 새벽에 산에 오른다 아이가....
지금부터 가야 할 저 능선들을 쳐다 본다.
신불산이 거대하게 엎드려 있고 그 뒤로 영취산이 빼꼼히 보인다.
아이쿠!!! 저기까지 언제 갈꼬...
사진 찍느라 뒤늦게 원혁이가 올라 온다.
"원혁아! 라면은 신불재에 가서 끓여 먹고 여기서는 김밥으로 간단하게 요기 하고 가자."
"시간이 너무 지체 되었다 아이가"
"그렇게 합시더.."
가지산 정상옆에는 헬기장이 있는데 저곳으로 가면 아랫재와 운문산이 나온다.
아~~~ 작년 8월 5일이 생각난다.
경주산악회 가입하여 처음으로 지리산 정기산행을 따라 가고 난 다음
근진님과 함께 영남알프스 종주 하러 왔던 기억이...
아침밥 잘 먹고 가지산을 오르다가 먹은거 다 토하고, 정상에 올랐을 땐 이미 힘이 쭈욱 빠져 있었는데,
아직 가야 할 산은 운문산, 천황산, 재약산...
아랫재로 내려 가다가 넘어져 손바닥 다 까서 피는 흐르고 다리는 아프고...
운문산을 오를 땐 정말 힘이 들어 미칠 지경이었는데....
나중에 얼음골로 해서 천황산을 오를 때는 내 정신이 아니었다.
결국 다리가 아파 종주를 끝내지 못하고 나 홀로 패잔병 처럼 다리를 질질 끌며 버스를 타고
경주로 되돌아 왔는데...
ㅎㅎㅎ 대단한 발전이다.
지금은 그 때보다 더 멀고 힘든길을 가고 있지 않은가....
20여분의 휴식을 끝내고 다시 석남고개를 향하여 출발한다. 07:55
15분 정도 내려 왔을까? 능선 분기봉인 가지산 중봉에 서서 다시 한 번 가지산을 쳐다 본다.
석남고개로 가는 이정표가 조그만하게 붙어 있다.
다시 12분 정도 내려 가면 이번에는 석남사와 석남터널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석남터널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08:24
계속....